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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저녁산책 in 독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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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80회 작성일 22-10-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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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비가 그치고 다시 쨍- 해가 나왔다. 핸드폰에는 도청에서 보낸 폭염주의를 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하루하루 회관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새로운 것들을 보고와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전달하고 기록할 수 있을까 조금은 고민 중이다. 

어제 오후 지구용사를 보내고 해가 뉘역뉘역져갈즈음 저녁 산책을 나갔다.

img.png독곡마을 입구 근처에서 본 안개가 낀 비오는 독곡마을

쨍한 햇빛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 여기도 많은지 낮에 나가면 사람이 밖에 거의 없다. 도시와는 사뭇 다른 풍경. 여름이 농사에 있어 굉장히 바쁜 계절이긴 하지만(그리고 지금 이곳은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으시는 분은 많지 않으신듯하다), 입추를 지난 지금은 좀 한가한 편이고 무엇보다 한낮은 너무 덥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을 하시고 점심 전에 마무리, 집이나 마을회관에서 쉬고 남은 일이 있다면 해가 질 무렵 조금 하신다고 한다. 굉장히 이상적인 낮잠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라 나는 이런 루틴이 반갑다. (이제 남은 일은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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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문밖을 나서 회관현관문위 제비집이 잘 있나 한번 쳐다보고, (회관에는 제비집이 정말 많다!! 꼭 이와 관련된 글도 쓸 것이다.) 몇 발자국 지나면 틈틈이 할머니들의 밭이 있다. 어찌 하나 낭비 없이 구석구석 다양한 것들이 심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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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블루베리! 실한 블루베리가 여기저기 잔뜩 달려있었다. 블루베리의 상콤한 맛과 톡톡 터지는 촉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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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줌편에는 벌써 내 키만큼 자란 깨밭이 펼쳐진다. 깨는 더운 날씨를 좋아하는 작물로 봄여름을 거쳐 한번 키우고 걷어낸 밭에 다시 심는 작물이라고 한다. 지금은 벌써 깨를 털 때가 됐다고 하니 곧 고소한 냄새가 마을에 진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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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틈으로 보이는 뒷광의 마늘. 귀엽다. 마늘은 이미 추수가 끝난 지 오래고 추수한 마늘은 그늘 아래 바람 잘 통하는 곳에 망에 넣어 매달아 놓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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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집에서는 농사로 나무를 키우신다고 한다. 마을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니 송글송글 빗방울이 맺혀있는 소나무밭을 만날 수 있었다. 보기만 해도 촉촉, '솔의 눈'이 생각난다. 분명 이런 풍경을 보고 만들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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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근처면 쉽게 볼 수 있는 칡은 여기저기 산과 들을 덮고 있다. 보라보라한 송이 꽃이 여기저기 맺혀 피었다. 칡꽃도 냄새가 있다는 데 나는 아직 그 냄새를 잘 몰라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이런 게 아쉽네..) 그래도 예전에 이것이 마인지 칡 인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구분할 수 있으니 조금씩 보는 눈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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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는 고창고인돌공원이 있다. 

항시 개방이기에 밤에도 갈 수 있는데, 마을에서 가깝고 운곡습지의 영역이라 앞으로 자주 오게 될 예정이다. 풍부한 습지에 둘러싸인 이 공원으로 가면 좀 더 나무가 우거지고 다양한 초목이 보이는데 조금은 다른 풀향기와 다른 습함이 느껴진다. 한껏 숨을 들이쉬면 폐가 정화되는 느낌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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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배기에는 돌들이 여기저기 많은데, 저 평범하지만 조화롭게 많아서 조금 특이해 보이는 돌이 전부다 고인돌이다. ㅎㅎ 정말 고인돌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무덤이지만 나와는 너무 거리가 있어 그냥 공원의 조경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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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에는 미스트같이 흩뿌려진 구름들이 낮게 깔린 풍경을 보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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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매섭게 내리던 비와는 대조적으로 이 곳은 더위를 조금 가라앉히며 고창을 촉촉이 적시듯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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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공기 사이로 코에 찡하게 매운 냄새가 날라오니 빨갛게 익은 고추밭이 펼쳐졌다.  빗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풋고추와 홍고추가 정겹다. 

 

 

구름의 골짜기라는 운곡이 그대로 그려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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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고창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출처: https://ar490.tistory.com/73?category=861841 [Joben is travelling: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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