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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곡 풍경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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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22-10-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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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곡 스테이가 시작되면 할머니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하게 될 줄로 생각했지만 마을의 코로나 사태로 지구용사를 만나는 때가 아니면 거의 혼자서 지내는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바글바글할 것 같았던 회관이 나 혼자 거실과 방, 주방과 화장실을 종일 내 집처럼 사용하고 있어 이곳은 아-주 한산하다. 그래서 나는 거의 반자연인 상태로 뜨거운 고창의 여름을 편히 지내고 있는 중... ㅎㅎㅎ
 

img.jpg아무도 오지 않으니 내 물건은 여기저기. 반대편엔 전신마사지의자와 노래방기계가...

하지만 코로나 걸리신 분들의 상태도 많이 좋아졌고, 격리기간도 거의 끝나가니 이번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한두 분 회관에 오시지 않을까? (지금의 이장님의 신신당부로 마을 주민 모두가 이곳을 이용하지 않고 있고 종종 한두 분 정도만 확인차 문을 두들겨보는 정도이다.)



나와 이 마을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뭐가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음식과 그림이다. 코로나인 만큼 같이 무언가를 먹는 것은 힘들 거 같아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 조금씩 소분해 나누어 드리는 방법이 있을 것 같고, 그림을 좋아하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몇 가지 독곡마을의 인상적인 풍경에 대해 그림을 남기면 좋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어제의 일정은 독곡 풍경 채집! (사실 이 글은 어제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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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이 마을에 무슨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지 확인에 나섰다.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여러 종류의 콩 그리고 한여름의 열매채소인 가지와 옥수수, 어느 시골이나 항상 있는 호박이 자주 보였다. (이번에 녹두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물결을 이루는 벼는 시기상 아직인지 꽃이 피지 않았고, 바람이 불면 푸른 물결을 이루며 장관을 보여준다. 흔하진 않았지만 귀여운 다래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보았고 튼튼히 자라는 생강과 서서히 익어가는 대추도 있었다.
 

img.jpgimg.jpgimg.jpgimg.jpgimg.jpg가지img.jpg생강img.jpg다래img.jpg대추img.jpg호박

 

요즘 독곡은 빨갛게 익은 고추를 따서 말리기에 한창이고, 한참 말리고 난 반짝반짝한 고추를 한 자루 가득 담아 팔러 나가신다! 아침에 사람이 모여있는 곳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주민들이 고추 실어 나르는 것을 서로 도와주고 그러는 김에 인사하고 안부도 묻고 그러는 모습이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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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저기 비닐하우스에서는 잘 익어가는 깨를 걷어들여 바짝 말리기 시작했다. 종종 비가 와서 그런지 큰 선풍기를 틀어놓은 곳도 있고, 햇살이 셀 때는 아주 바짝 말라가는 깨가 이제 털기만을 기다리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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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관에는 제비집이 많다고 했는데, 정확히 앵매기(귀제비) 집이다. 모양새는 비슷하나 머리와 등에 주황빛의 털이 있고, 제비에 비해 노랫소리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하지만 도시 소음에 익숙한 나는 이 소리도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img.jpg더 가까이 찍고 싶다..


이 귀여운 새는 나의 독곡 스테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이다. 독곡은 앵매기가 많은 곳, 이렇게 기억이 날 거 같다. ㅎㅎ 물론 앵매기집 아래는 청소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많이 귀여운 새라 좋은 기억일 거다. 물론 그림으로도 한 장을 차지할 예정.



크지 않은 마을이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논두렁에 서있었다. 쌩쌩부는 바람에 땀을 식히고 있는데, 갑자기 바람에 모자가 날아가 농수로로 들어가 버렸다. 나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햇살로부터 나를 지키는 이 모자를 포기할 수 없어 나도 같이 농수로로 다이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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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농수로가 깊지 않았다. 그리고 물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물살이라는 것이 거의 없이 졸졸 흐르고 있었다.
낮아지는 시선에 묘한 느낌이 맘에 들어, 내 발이 촉촉 시원하기도 하고, 모자를 집어 들고 농수로를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논둑보다 풀이 없어 다리가 간지럽지 않고, 발도 시원하니 물놀이의 느낌이었다. 할 일이 없었다면 농수로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을 정도로 우연히 찾은 재미였다. 언제 한번 농수로에 빠져보겠어.
깊지 않았기에 농수로는 간단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잠시 옛날 옛적 풀밭에서 뛰고 넘고 매달리고 놀던 기억도 스쳐 지나갔다.


그림 활동을 위한 오늘의 마을 탐색은 이쯤으로 하고 마을에서 산 쪽으로 난 길로 올라가니 그리 높지는 않지만 독곡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역할을 하는 정자가 있다. 더운 날이면 풀메다 여기 않아 수박 한입 먹으며(고창수박은 8월이면 이미 제철이 아니다. 그래서 이번 스테이 기간에는 수박을 아직 못먹었...) 독곡과 길너머 산너머를 바라보는 상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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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노을이 멋진 날에 와야지 아니면 비 오는 날도 좋고. (다만 정자에 벌이 많이 사는 편이라 조심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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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고창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출처: https://ar490.tistory.com/77?category=861841 [Joben is travelling: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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