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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의 소리를 찾아서... 아침 숲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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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4회 작성일 22-10-2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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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테이와 더불어 같은 독곡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가 나의 프로젝트 포함 총 3개 있다. 하나는 숲을 거닐며 치유하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트레킹이고, 다른 하나는 소리로 독곡마을을 상상하게 만들어주는 프로젝트이다.

소리를 가지고 작업하시는 리사운드컴퍼니의 대표이자 작가인 전광표 작가님이 어제 고창에 오셨다. 그리고 오늘 아침은 지구용사와 함께 작가님을 따라 운곡의 소리를 찾아 아침 산행을 나서기로 했다.

img.jpg저 산을 넘어왔다.


소리 덕후이신 작가님은 단순히 소리를 녹음하는 작업이라 심심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셨는데, 걱정과는 반대로 상당히 힐링되는 시간이었다. 오늘은 동행하는 사람이 있어 조금은 짧고 간단하게 마무리된 거 같았다. (원래는 한 번에 5시간 정도 진행하신다고 한다.)



약속의 시간 오전 6시. 어젯저녁 준비한 과일 야채 도시락과 손수건 등을 주섬주섬 챙기고, 긴바지에 등산화를 신고 회관을 나섰다. 사실은 더 일찍 해가 뜨기 전에 만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금은 여유로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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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곡마을의 길을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면 운곡습지까지 이어진다. 셋이 길을 걸으며 멧돼지 목욕탕도 보고, 나는 다양한 풀과 버섯을 구경하고 이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지구용사는 우리 둘을 조용히 관찰했다.

img.jpg멧돼지의 흔적img.jpg토끼?img.jpg아직 덜 익은 도토리 ♡



이미 동이 튼지라 숲은 벌써 약간은 부산했다. 작가님은 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그리고 시간대에 따라 다양한 다른 소리가 난다고 했다. 그래서 더 이른 새벽에도 오실 예정이고, 오후에는 고창군민들과 함께하는 소리 수집 프로그램이 잡혀있고, 아마도 저녁에도 오시지 않을까 한다. 예전 막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 영국 숲 속을 걸었던 적이 있는데 마치 사람과도 같이 잠들었던 숲이 살아나는 것만 같은 변화의 소리를 듣고 매우 놀라웠던 적이 있다. 어둠이 사라지며 찾아오는 눈과 귀로 느껴지는 자연의 변화가 경이로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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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소리를 체크하고, 도로의 첫소리가 희미해질 때까지 천천히 더 깊은 숲으로 이동했다.

첫 번째 스폿에서 간단한 음향 테스트를 하면서 작가님이 마이크로 들리는 소리를 헤드폰으로 들려주셨다.


img.jpg나와 작가님을 보고있는 지구용사의 시선. 감사

와우, 굉장히 다양한 소리가 각각 섬세하게 잘 잡혀 명확하게 들린다. 사운드로 작업을 하시다 보니 청력이 좋으신지, 지구용사와 내가 미쳐 듣지 못했던 주변의 사람 소리도 캐치하여 알려주셨다.

간단한 테스트 후 메인 마이크와 조금 거리를 두고 10분 동안 녹음에 들어갔다. 발걸음과 숨소리도 조심하며 기다리면 마치 숲이 살아나듯 벌레와 새의 소리가 점점 더 커진다. 듣지 못했던 다양한 자연의 소리가 점점 또렷이 들려오고, 대조적으로 이 숲에서도 저 마을의 공삿소리, 도로의 찻소리, 방송 소리가 바람에 실려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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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사실 전혀 필요 없었다. 녹음시간이 길지 않기도 했지만, 가만히 서서 촉촉하고 시원한 공기를 피부로 느끼고 숨으로 들이쉬니 숲 멍을 하면서 10분이란 시간이 금방 가버리고, 점점 몸이 맑아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img.jpg두번째 세팅 중인 작가님과 작가님의 작업을 관찰중인 지구용사

두 번째 스폿에서도 녹음은 비슷하게 진행되고 또다시 조용히 숲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숲 멍을 했다. 두 번째 스폿이 8시 정도였고 첫 번째 스폿은 7시 정도였는데, 위치의 차이도 있지만 숲은 상당히 더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정확히 말하면 소리의 종류는 약간 달라지고 주파수는 커진 느낌.

숲을 거닐면서도 주변에 있는 풀에 따라 어떨 때는 달달한 어떨 때는 풋풋한 다양한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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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소리 녹음을 마치고, 아침을 맞이하듯 산에서 내려오며 펼쳐지는 고인돌공원과 고창의 풍경은 아름다웠다.

걸으며 이러저러한 환경에 대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리고 우리가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이야기하며, 이런 이야기를 하며 보낼 수 시간이 참으로 좋았다.



운곡습지의 사운드 발란스가 굉장히 훌륭하다 하신 작가님의 말씀에 큰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과연 어떤 식의 조화로운, 자연스럽지만 새로운 사운드가 탄생할지 기대가 된다.

출처: https://ar490.tistory.com/75?category=861841 [Joben is travelling: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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